2024년부터 아름다운커피와 공정무역 거래를 시작한 멕시코 엘메즈칼 산마을 생산자그룹. 약 15농가로 구성된 작은 생산자 그룹이라 아직은 스스로 가공, 수출할 역량은 부족합니다. 다행히 산 아래 이카페(e-cafe)에서 이 복잡한 과정을 도와주어, 한국의 아름다운커피에 수출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물론, 이카페도 그냥 커피 회사는 아닙니다. 지역사회에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며, 자립의 길에 도전하는 소농들을 돕고 있어요. 얼마전 이카페의 조원희 디렉터님으로부터 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 (편집자주)

● 먼저, 엘메즈칼 "비밀 장부" 부터 한번 구경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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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곗돈 현황입니다. 아래 휘황찬란한 색깔은 워드프로세서의 힘이예요. 이카페 디렉터님이 한땀한땀 정리하고 있답니다. 장부 시작엔 현재 기금 현황, 이후에는 대출 사유와 증빙 사진 등이 추가로 담겨 있답니다.

"아름다운커피 여러분, 지난 한해 한국에서 엘메즈칼 커피 파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 이카페는 엘메즈칼 농부들을 응원하며, 엘메즈칼 상호부조기금에 매칭펀드를 지원했어요. 농부들이 갹출하여 약 56,163 멕시코페소를 기금으로 적립했고, 이카페가 같은 금액의 돈을 적립했어요. 한국돈으로 800만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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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자조모임을 돕고 있는 이카페의 조원희 디렉터의 메일입니다. 읽기만 했는데, 저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이카페는 '핀카 드 치차라스(Finca de Chicharas)', '핀카 드 카스카다 (Finca de Cascada)' 2개의 대농장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이 수익으로 지역에 큰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고 있어요. 또 농장을 운영하면서, 대농장 시스템에 편입되지 않는 소농들도 지원하는데, 주된 방법이 공정무역 거래 연결과, 자조 기금 지원이예요.



● 농민들은 주로 어떤 사유로 돈을 빌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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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돈은 "장례식"입니다. 우리 사회도 장례를 위한 상조회 서비스가 있을 정도이니, 아무리 준비가 되었다 하더라도 장례식은 예기치 않게 돈이 들어갑니다. 평소 저축해 둔 돈이 있다면, 장례가 큰 부담이 안될텐데, 아무래도 살림살이가 빠듯한 농가에선 이런 목돈이 필요할 때는 이자없이 빌릴 수 있는 상호부조기금이 큰 힘이 됩니다. 두 명의 농부가 장례식 비용으로 각 12000페소를 대출하셨어요.

두번째 사연은 "병원비"입니다. 농민들은 수확기에는 몸이 아파도 병원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산 아래 마을까지 내려와 다시, 읍내까지 나가는 길은 몇 일이 걸릴 수 있어요. 그러니 수확기에는 어쨌든 일에 집중하고, 수확이 끝나면 몸도 추스리는 등의 일을 합니다.

저희는 라울 아저씨의 사연에 좀 마음이 쓰였습니다. 라울 아저씨는 엘메즈칼 1등 농부예요. 이분은 실은 멕시코 사람이 아닙니다. 과테말라에서 계절 노동자로 해마다 치아파스에 와서 체리피커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점점 돈을 모았고, 멕시코로 이주를 결정했습니다. 그간 눈여겨 보았던 엘메즈칼에 집과 땅을 사고, 커피농장 사장님이 되었어요. 다 큰 아들 둘은 미국으로 이주 노동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라울 아저씨는 아들들에게도 신신당부 합니다.